성폭력 보도자료

피해 고발 2년8개월 만에...‘광주 연극계 성폭력’ 가해자 1심서 징역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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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5-03-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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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대표가 힘없는 신인 배우들 상습 성폭력
피해자 PTSD 상해 인정...“유사 사건 판례 확립”
대책위 “예술계 성찰 계기 되길...연대자들께 감사”
“폭행·협박 없어” 다른 가해자들 무죄에
“협소한 법 해석, 성폭력 피해자 현실 외면”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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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민변 광주전남지부 등이 모인 ‘광주연극계성폭력사건해결대책위원회’가 2022년 6월29일 광주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광주연극계성폭력사건해결대책위원회 제공

광주 연극계 유력 인사가 힘없는 신인 배우들을 상대로 상습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피해자들의 공론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광주지방법원 제11형사부는 지난 17일 ‘광주 연극계 성폭력’ 사건 관련, 광주 지역 극단 대표·연출 양모 씨에게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씨의 강간치상·준강간치상·강제추행치상·강제추행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양씨에 대해 “극단을 창단한 대표이자 연극배우로서, 연극계에 막 입문한 어린 나이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그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추행을 일삼거나 성폭행을 하는 등 그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들이 입었을 정신적 충격과 고통, 피고인의 범행으로 파생된 피해자에 대한 추문 등 여러 정황 등을 헤아려 보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 이후 호소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도 상해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당시 19세에 불과한 사회초년생으로 위와 같이 신인 연극배우로서 극단 대표인 피고인의 추행 등 각 범행에 제대로 저항할 수 없는 상태였는바, 이 사건은 피해자에게 잊을 수 없는 심리적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여성민우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위원회 등이 모인 광주연극계성폭력사건해결대책위원회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이 “피해자의 용기와 연대의 힘으로 이끌어낸 변화”라고 환영했다.

특히 피해자의 PTSD를 상해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했다. 피해자가 작성한 일기, 메모, 녹음, 메시지, 진료 기록 등이 중요한 증거로 인정된 것은 “향후 유사 사건 피해자들이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중요한 판례로 남을 것”으로 봤다.

다만 재판부는 양씨와 양씨의 아내 배우 김모 씨의 특수강간치상 혐의, 김씨와 다른 극단 대표·연출·배우 송모 씨의 특수강간·강제추행·준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씨와 김씨가 각각 피해자의 상의와 하의를 벗기려 잡아당긴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의 유형력 행사라고 볼 수는 있을지언정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유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송씨의 준강간치상 혐의에 대해서도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준강간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책위는 “성폭력 피해자의 현실을 외면”했다며 반발했다. 특히 재판부가 ‘폭행 내지 협박 등 가해자의 유형력 행사의 정도’와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에 대해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특수강간죄에서의 ‘항거불능’은 물리적 폭행뿐만 아니라 심리적 지배력, 공포 분위기 조성 등을 포함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피해자가 동의도 저항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됐음에도 이를 (준강간 범죄로 처벌하지 못해) 보호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항소심에서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 추궁을 계속하는 한편, 피해자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대책위는 “이번 선고가 예술현장에 만연한 폭력과 차별에 대해 예술계가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그동안 근거 없이 퍼져온 왜곡과 2차 가해가 멈추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연대자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공론화 이후의 연대, 탄원 활동, 1인 시위, 재판 방청, 각종 포럼과 토론회 개최, 함께한 치유 여행 등이 피해자와 대책위 활동의 큰 동력이었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22년 6월, 극단 대표 양씨와 동료 연극인들이 신인 배우들을 상대로 2012년과 2016년 수차례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피해자들의 폭로가 나왔다. 이후 대책위가 발족, 법적 대응과 지원 활동을 이어왔다. 

출처 : 여성신문(https://www.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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